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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근원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8-05-13 (일) 22:47 조회 : 322
설교일 : 2018.05.13
설교자 : 신경림 목사
본문말씀 : 요한복음 6장 3~14절

기적의 근원

6:3-14

 

       오늘 설교를 하려니 마음에 찔린다.  어머니한테 잘 못했던것이 우선 찔린다. 늘 받기만 하고, 해드린 것 너무 없다. 자식이라고 나 밖에 없어서 아버지 돌아가신 후 혼자 25년을 지내셨는데, 내가 한국 출장가서 전화하면 늘, “오지 마라.  하나님의 일 하는 사람이 엄마 보러 다니며 개인 일에 시간 쓰면 안 된다. 내가 너 있는데 가서 하루만 자고 오면 된다.” 동네 사람들이 할머니, 할머니는 뭐가 그렇게 늘 좋아요?  가족도 없이 혼자 사시면서 뭐가 그렇게 좋아요?”라 물으면 좋지.  우리 딸이 하나님 일 하니 좋지.”

 

오늘 아이들이 함께 모이고 싶어하는데 같이 있어주지 못함이 찔린다.  아이들이 원할 때 이렇게 같이 있어주지 못함이 한 두번이 아니다.  상습범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찔리는데, 요즘은 우리 딸이 오히려 나를 챙긴다.  워낙 절절매며 사는데, 요즈음은 특히 증상이 심하고, 시간 모자라면 밥을 안 먹곤하니까 딸이 먹을걸 챙겨온다.  수요일 밤에도 밤 10시 넘어서 나타났다.  저도 일하고, 아이들 둘 키우는데 옥수수 삶고, 수박 썰어서 먹기만 하면 되게 container에 담아왔다.  겨울에는 고구마 구워 오더니, 얼마전부터는 옥수수그러면서 Mother’s Day dinner 언제하면 좋겠냐고.  아이들이 모두 일하니 주말에야 모일 수 있는데, 내가 주말마다 여기 오니, 금년에는 주중에 따로 따로 하게 되었다.   

 

이렇게 딸 노릇도 잘 못하고, 엄마 노릇도 잘 못하는 내가 어머니 주일에 무슨 설교를 하기를 하나님이 원하실까?  내가 오늘 이 강단에서 감당해야 하는 몫은 무엇일까?

본문을 보자. 보리떡 다섯개와 불고기 두 마리로 예수님이 남자만 오천명을 먹인 기적의 이야기.  그런데 이 기적은 예수님 혼자 실행하신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이 기적에 동원되었다. 이 기적의 드라마에 동원된 등장인물은 누구였을까?  예수, 아이, 제자들, 사람들꼭 필요했던 사람인데 거의 거론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빵을 굽고 생선을 장만해서 이 아이의 도시락을 싸 준 사람이다. 요즈음 같으면 그 아이의 아버지가 요리를 해서 도시락을 싸 주었을지도 모르고, 또 그 아이가 가는 길에 McDonald에 들려서 사갔을지도 모르지만, 이천년전 유대의 상황을 고려하면 빵을 만들고 생선을 요리해서 도시락을 쌌던 사람은 십중팔구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그 아이가 고아였을 수도 있고, 또 그날따라 어머니가 아프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버지나 누나가 도시락을 쌌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 도시락을 그 아이의 어머니가 쌌을거라고 성경에 써있지도 않은 것을 마음대로 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누가 도시락을 쌌는지는 모르지만, 아니 누가 쌌던지 간에 예수님으로 하여금 오천명을 먹이게 한 기적의 가장 근원이 되는 보리떡과 물고기를 준비한 그 사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도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그저 당연히 할 것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넘어가고 마는 것이 어머니의 역할이요, 어머니의 은혜가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우리가 이 자리에 이렇게 멀쩡하게 있을 수도 없고,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부터가 불가능했을 것임이 너무나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머니의 역할은, 그 은혜는 일년에 하루를 의식적으로 정해놓고, 기억하라고 해야만 할 정도로 우리의 삶에서 잊혀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날이 있다는 것은 신나기보다는 좀 슬픈 일이다. 

 

       어머니의 역할은 뿌리에 비유될 수 있다고 본다. 뿌리가 나무의 근본이고, 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것은 이미 공인된 명확한 사실이다. 그러나 뿌리는 가리워져 있기 때문에 아무도 나무를 보면서 혹은 꽃을 보면서 야 그 뿌리 참 잘 생겼구나!” 라고 하지는 않는다. “역시, 뿌리가 중요해라고 하지도 않는다.  뿌리에 대해 감탄하거나 뿌리의 역할에 대해 감명받는 대신 그 뿌리로 인해 나타난 결과를 보고, , 밖에 나타난 나무나 꽃을 보고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에 의한 기적은 수없이 거론되면서도 그 떡과 고기를 만든 사람의 수고와 정성은 전혀 거론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뿌리의 고마움과 이 아이의 도시락을 준비했던 사람의 노고가 거론되고 인정받으면 좋겠지만 그러나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수고와 정성이 헛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열심히 노력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괜히 했다.”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정말 괜히 한 것은 아니다. 남이 알아주면 더 좋겠지만 알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 것은 한 것이고, 또 내가 한 만큼 변화가 생겼으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땅 속에 가리워져 있어도 뿌리 때문에 그 나무가 지탱되고 살아서 자랄 수 있는 것이고, 보리떡과 물고기를 마련한 사람의 이야기는 성경에 거론되어 있지 않아도 그 보리떡과 물고기는 수천년동안 증거되어지는 기적의 근원이 되었던 것이다. 또 자식들이 혹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자식을 낳아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면서 손발이 다닳도록 키우신 어머님들의 수고와 정성을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 한국에서 58, 어버이날에 카네이숀 꽃을 가슴에 달고 자살한 두 사람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 사람은 신원미상으로 농약을 마신 후 나무에 목매달아 죽었고, 또 한 사람은 자식들이 집을 비운 사이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어버이날 가슴에 카네이션을 꽃고 자살해야만 했던 이 두 사람,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랬을까 얼마나 힘이들면 그랬을까 싶어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고, 모든 자식들에게 효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어떤 것이 진정한 효도일까? 적어도 어버이날 부모들이 자살하게 하는 것이 효도는 아닌 것 같다. 부모님의 은혜를 깊이 기억하고 잘 해드리고, 기쁘시게 해드려서 오래 오래 살고 싶으신 생각이 들게 되면 주위에서 효도한다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다 일까? 가슴에 꽃 달아드리고, 맛있는 음식 대접하고, 자주 찾아 뵙고, 안마 해드리고, 오십이 되어서도 팔순 노모 앞에서 재롱떨고, 그런다고 해서 자식으로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신 이 기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없을까?

 

       기적이 일어나던 날 아침, 유대 나라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많은 어머니들이 도시락을 쌌을 것이다. 예수님께 모여 들었던 남자만 오쳔명이나 되는 그 사람들 가운데에도 어머님이나 혹은 다른 사람들이 싸준 도시락을 가져 온 사람들이 여럿 되었을 것이다. 도시락을 받은 사람은 많았는데 그 도시락으로 기적을 낳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담긴 지극히 평범하게 보이는 그 도시락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그 도시락을 받은 사람에 달려 있다. 자기 혼자 먹어서 힘을 얻을 수도 있고, 제 때 먹지 않아서 쉬게 할 수도 있고, 잘 관리하지 못해서 쏟아져서 버릴 수도 있고, 또 수많은 사람을 살리는 가장 의미있는 일에 쓸 수도 있다. 그 도시락을 가장 보람있게 쓰는 것이 그 도시락을 싸준 사람을 가장 기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우리 어머니들을 가장 기쁘시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우리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들을 가장 보람있게 쓰는 것이 아닐까? 어머님으로부터 받은 신앙, 성격, 지혜, 좋은 습관, 재능, 요리 솜씨, 많은 가르침, 재산, 또 어머니 때문에 가능하게 된 사회적 지위나 교육, 이 모든 것들을 가장 보람있는 일에, 가장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어머님에 대한 참된 효도가 아닐까? 팔다리 주물러 드리고 맛있는 음식 대접하는 것은 돌아가시면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어머님의 교훈을 따라 살고, 어머님이 원하셨던 사람이 되고, 어머님의 신앙을 물려 받아 그대로 살며 또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 주는 것은 우리가 젊어서나, 늙어서나, 어머님이 살아계시든, 돌아가셨든 늘 할 수 있는 효도이고, 또 해야만 하는 효도이다. 

 

오늘, 우리 어머니들이 우리에게 하셨던 말씀들을 기억하자.  우리가 어떻게 살기를 원하셨는지,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는지 기억하자.  내가 아는 권사님은 장성해서 잘 살고 있는 자녀들에게 돌아가시기 전, “꼭 가난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도와라.  한 달에 20불이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써라.” 새로 온 교인들 심방 다니다 보면 많은 분들이, “어머님이 꼭 교회가라고 하셨는데, 신앙 생활 잘 하라 하셨는데, 그만 그러지 못했다가 이제 정신차리고 교회 왔다고 한다.  훌륭한 분들이다.  그것이 효도다. 카네이션 천 송이보다 부모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 그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도록 성실히, 열심히, 다른 사람 손해 보이지 않고, 나쁜 마음 먹지 않고, 하나님 잘 섬기며 사는 것이 훨씬 나은 효도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 않다.  아는데도 안 되고, 아무리 결심해도 자꾸 무너지고, 잘 살아보려 죽어라 노력해도 환경이 받쳐 주지 않고, 간신히 뭐 좀 되는가 하면 뜻하지 않았던 일들로 망쳐지고효도하려고 해도 잘 못하고, 부모 노릇이라도 잘 해 보려 해도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는 우리…, 딸노릇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있는 내게 오늘 하나님께서 분명히 보여주시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에 아이와 도시락 싸 준 사람만 등장하지 않고, 또 한 분, 예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예수!!!  기적의 드라마를 가능케 한 인물들은 아이, 도시락 싸 준 사람, 그리고 예수였다!!  예수없이 혼자 하려하면 뭐든지 힘든다.  예수없이 하려하면 늘 넘어진다.  넘어짐이 계속 될수록 절망하게 되고, 병들게 되고, 결국은 만신창이가 된다.  오늘 아침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혼자 하려고 하지 마.  내가 있잖아.  잊었어?  오천명 먹인 기적도 우리 같이 했잖아.  아들 노릇, 딸 노릇도 같이 하자.  부모 노릇도 함께 하자. 내가 붙잡아줄께. 함께 하자.”

 

이제 지난 날 못 한 것, 그만 후회하자.  그만 마음 아파하고, 그만 뒤돌아보고, 일어나자.  우리를 향해 내미시는 예수의 손 붙잡고, 새롭게 시작하자.  우선 사랑한다는 말부터 시작하자.  어머님이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한다 말하자.  늦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안 계시면 다른 어머니들에게 하자.  한국 어머니들은 정말 고생 많이 하신 분들이다.   철저한 남존여비 사상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어려서는 아버지를 섬기고, 젊어서는 남편을 섬기고, 나이 들어서는 아들을 섬겨야 하는, 평생을 남을 섬기기만 하며 늘 눌리며, 기 한번 못 펴며 살아오셨던 우리 한국의 어머니들, 조국의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입을 것 못 입으시고 드실 것 못 드시면서, 그러면서도 남 부끄럽지 않게 자식을 키우기 위해 손발이 다 닳도록, 지문이 없어지도록 고생하셨던 우리 어머니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해 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지내시며 그 많고 많은 한을 속으로만 속으로만 품어 오신 우리 어머니들,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역경 가운데서도 자식만은 어디 가서나 기죽지 않고,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게 키우겠다고 초인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던 우리 어머니들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철없는 자식들이 가슴아픈 소리들을 해도 묵묵히 삭히시며 오직 한 길 어머니로서의 길을 가셨던 우리 어머니들그 분들의 생애와 교훈들을 생각하며, 우리들을 향한 그 분들의 염원을 상기하며 우리의 삶을 재진단하며, 그분들의 노력과 고생이 헛되지 않게, 또 그 분들이 자랑스럽게 여기실 수 있도록 진실되고 성실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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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말씀 : Matthew 16: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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